치매 늦추기 3 - 독립하도록 단계별로 연습시켜라
치매라고 걱정하는 자식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모친이 혼자서 동네를 순찰하고, 은행을 가고, 시장을 간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만 만나면 갑자기 현관 비번을 모르고, 본인의 집 비번을 버벅거리는 것이 어느 정도 쇼였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사실 모친이 정상적으로 돌아 온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모친과 함께 영화도 보러가고, 백화점도 같이 가고, 여행도 가고, 맛집도 다니고, 한강공원에 김밥을 싸가지고 피크닉도 가고, 정말 함께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모친을 어린애처럼 감싸고 돌봐 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쩡한 사람도 누가 자신의 일을 다 해 주면 의존심만 키운다. 우리 모친도 우리가 밥 세끼 챙겨주고, 약 챙겨주고, 산책시켜주고, 정말..
2022. 3. 26.
치매 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2 - 이기적이고 고약해져도
치매 증상자와 함께 있을 때 그의 부정적인 언어 또는 비언어적 표현들도 견디기 힘든 것 중의 하나였다. 신세 한탄, 징징거림, 타인 비방, 의심, 남탓, 고약함, 사악함 등이 입만 열면 쏟아져 나왔다. 말을 시키는 것,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꺼려질 지경이었다. 그에게 입력된 것들은 출력될 때 모두 비틀어지고, 일그러져서 튀어나왔다. 아무튼 생각나는대로 일단 정리해 보기로 한다. 1. 직접적인 부정적인 말, 자책, 과거지향형 신세한탄 - 5분마다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쉰다. - 혼잣말로 중얼중얼 '에이씨...' 욕 비슷한 것을 한다. - '에이, 복도 지지리도 없지.' - '그 좋은 집 팔고, 내가 여기에서 뭘 하고 있는 건지.' - '돈이 매달 300만원이나 나오는 집을 팔다니, 이제 돈 들어 올 데도 ..
2022.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