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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의 전쟁

한달 반만에 노인장기요양 등급 신청에서 노인복지센터 가기 노하우

by 평정러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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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하루가 멀다 않고 들여다 보고, 산책이며, 반찬이며, 외식이며, 쇼핑 등을 해줘도 모친은 늘 외롭다고 하였다. 자식들은 직장에 다니느라 바쁘고, 남은 여생을 방구석에서 혼자 지내야 하는 것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모친은 경로당에는 가고 싶지 않지만, 노인 학교나 노인 프로그램에는 참여하고 싶다고 하였다. 우리는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노인복지센터를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그 처지가 되어서야 비로소 상기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한달 반만에 노인장기요양등급 신청에서 등급 판정, 노인복지센터 이용까지 해결한 노하우(?)를 써보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모친은 장기요양등급에서 3등급을 받았다. 

 

 

겉보기에는 총기가 있고, 거동에도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심각하다. 3등급을 받은 가장 큰 노하우는 올해 2월 28일부터 마포치매안심센터에 가서 작년에 받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토대로 여의도 카톨릭성모병원 뇌센터 왕성민교수님을 소개받은 것부터 시작이 된다. 3월 2일 항우울제 처방을 받고, 그 이후 PET-CT, MRI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이상 단백질이 꽉 차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틈틈이 골다공증과 퇴행성 관절염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갑상선 항진증 진단을 받았다. 심장의 상태도 부어 있다고 한다. 교수님은 인지기능개선제의 강도를 두 번이나 높였다. 모친은 현재 인지기능개선제, 항우울증약, 갑상선 약, 관절염 약 등을 복용하고 있다. 

 

< 모친의 구체적인 상태 >

 

모친은 섬망 현상, 돈이나 물건을 누군가 훔쳐갔다는 의심, 단기기억상실, 알츠하이머, 우울증, 골다공증 최악, 퇴행성 관절염, 갑상선 항진증, 돌발성 난청, 불면증, 공포증, 가슴 두근거림, 어금니 치아 손실, 심장 이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1. 무릎 관절 통증으로 일어서기, 앉기, 걷기 등이 힘듦. 걷다가 주저앉아 울기까지 함. 골다공증은 최하 수준임.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계속 받으며 약을 복용하고 있음.

2. 어금니 치아의 대부분의 손실로 치과에 갔으나, 골다공증약 복용으로 시술 시 괴사의 확률이 있다함. 약을 중단한 후 3개월 후에 치료 가능하다고 함.

3. 돈, 통장, 카드, 주민등록증, 인감도장에 대하여 끊임없이 감추고, 없어졌다고 가족을 의심함. 본인이 없을 때 자식들이 몰래 집에 들어와 훔쳐간다는 망상을 함. 도어락 번호를 바꿔야 한다고 함. 도어락 마스터키를 병행해서 사용함. 은행에 가서 자식이 모르는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고, 본인이 잊어버림. 은행 직원 앞에서 변경한 후 몇 초 사이에 변경한 비밀 번호를 잊어버리고, 다시 변경하기를 반복함.

4. 집에 누가 침입하려 한다고 공포감을 호소함. 집 안에서 현관 손잡이를 스카치테입과 전깃줄로 꽁꽁 싸매는 등 섬망증을 보임.

5. 세탁기 등의 사용 방법을 잊어 버려, 소량의 빨래에 물을 한가득 설정해 돌림. 돌린 후 안 빨았다고 다시 세탁기를 돌리기를 반복함.

6. 물을 박스째 베란다에 두고, 물이 없다며 끓여 먹음. 냉장고에 수박이 보이는데 수박이 없어졌다고 함. 염색약을 다 쓰고 나서 누가 가져갔다고 함. 염색을 전날에 하는 것을 봤는데, 다음날 안한 줄 알고 또하는 것을 보고 기겁함. 복용하는 약을 본인이 어딘가에 두고, 누가 자기의 병이 나을까봐 오래살까봐 갖다 버렸다고 훔쳐 갔다고 함.

7. 갑상선 항진증으로 더워하고 땀을 쉬이 흘림. 체중이 많이 줄어들었음. 가슴이 두근거리고, 밤에 잠을 잘 못 이루고, 한밤중 또는 새벽에 자식들에게 울면서 오라고 보고싶다고 전화를 수도 없이 걸어옴. 그 사실을 잊어버림.

8.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음. 파출소에서 데려다 주었다, 어떤 청년이 핸드폰 지도를 보고 데려다 주었다,  고향 사람이 데려다 주었다 등 자꾸 바뀜. 무서워서 혼자 외출을 못함.

9. 심한 우울증과 비관으로 우울증약, 알츠하이머로 인지개선제, 갑상선약, 관절약 등을 복용하고 있음. 최근에는 손이 벌겋게 부어 있고, 엄지손가락 아래 구멍이 났는데 본인이 그 원인과 경로를 모름. X-레이를 찍고, 드레싱을 하고 항생제를 복용하는 중임.

10. 돌발성 난청으로 잘 들렸다가 전혀 안 들렸다가 함. 

11. 최근 건강검진 결과 심장도 부어 있다고 함. 

 

< 노인장기요양등급 심사 과정 >

 

1. 5월 10일 큰며느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하여 장기요양인정 신청서를 팩스로 받아, 작성 후 팩스로 송부함.

2. 5월 26일 공단에서 조사관이 집으로 방문함. 나와 모친에게 1시간 이상 질의응답 및 면밀히 관찰함.

3. 조사관이 의사 소견서 양식을 주며, 공단에 제출하라고 함. 등급 심사 후 6월 15일경에 등급 판정 나온다고 함.

4. 방문 조사받은 후 내가 모친을 모시고 당일 바로 노인복지센터 이용 대기자 명단에 올림.

5. 5월 30일 아들이 여의도 카톨릭 성모병원에 가서 의사 소견서를 받아 공단에 제출함

6. 6월 15일 공단에 내가 전화를 했으나 오후 5시에 결과가 나오면 전화를 준다고 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음.

7. 6월 16일 보호자로 되어 있는 큰며느리에게 공단에서 전화가 옴. 장기요양등급에서 3등급 판정을 받음.

 

 

8. 6월 16일 공단에 가서 보호자 큰며느리가 직접 장기요양인정서를 받아 옴. 수령 시 가족관계증명서가 있어야 함. 복지센터에 제출함. 대기자 명단에 모친이 세번째임을 확인함.

9. 6월 21일 복지센터에서 자리가 났다고 내게 연락이 옴.

10. 6월 22일 복지센터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위해,  아들이 모친을 모시고 건강검진 및 코로나검사 등을 함

11. 6월 23일 내가 병원에 가서 건강진단서를 받고, 주민등록 등본, 신분증 사본, 처방전 등을 복지센터에 제출함. 급여계약 등 체결 완료함.

 

 

12. 6월 24일부터 오전 9시 5분 승차, 저녁 6시 50분 하차 셔틀버스를 타고, 평일만 노인복지센터에 다니기 시작함. 재가급여 중 주야간보호 프로그램을 신청했음.

13. 모친이 즐겁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얘기도 잘하고 딸 자랑도 하며 잘 적응하더라는 복지사의 연락을 받음. 큰며느리가 저녁에 모친을 마중하며 들은 바는, 족욕을 해주더라고 좋아했고, 에어컨이 좀 추워 긴 옷을 챙겨야겠다는 것임. 아침에 승차 시 내가 여행용 양치 세트와 까까(과자)만 가방에 챙겨 드림. 센터 직원이 분실 우려가 있어 휴대폰을 위시한 일체 귀중품은 가져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임. 복용약은 거기서 챙겨준다기에 일주일치 분만 직원에게 넘겨 줌. 

 

결론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어르신의 상태를 평소에 잘 관찰하고, 미리 치매 안심센터나 병원에 가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할 것이며, 가족들이 서로 한 마음으로 서로 미루지 말고 일 처리를 신속하게 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

 

부디 증상이 있는 어르신들과 사랑하는 우리 모친의 쾌유와 행복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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