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부터 소송 취하서를 받다

소 일 부 취 하 서

 

 

 

사건 : 2020가소3XXXX 미납관리비                                                              [담당재판부:소액35단독]

원고 : 에XXXX시XX쇼핑몰관리단

피고 : 별지 피고 기재 목록과 같음

 

원고는 이 사건 소 중 피고 20. 홍길동에 대한 소를 전부 취하합니다.

 

2022.02.11.

 

원고 1 에XXXX시XX쇼핑몰관리단

 

 

서울□□지방법원 귀중

 

◇ 유 의 사 항 ◇

 

송달에 필요한 수(취하할 상대방의 수)만큼의 부본도 함께 제출하여야 합니다(소장이 상대방에게 송달되기 전 또는 소취하에 대한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연락처란에는 언제든지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나 휴대전화번호를 기재하고, 그 밖에 팩스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있으면 함께 기재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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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속행되었던 2차 변론기일에 15명의 피고들 중에 A씨 혼자 법정에 출석했다. 그런데 아무런 변론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판사는 관리비 적정성 문제로 집중심리부서로 이관한다고 판결해버렸다. 법정에서 만난 원고 측 법무대리인은 정확한 답변을 거부하고, 쇼핑몰의 관리소장에게 물어보라며 연락처만 남기고 떠나 버렸다.

 

무한 반복되는 소송사건의 과정은 헤어나올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았다. A씨는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생각을 가다듬었다. A씨 자신이 원하는 것과 사건들의 팩트에 집중했다.

 

1. A씨는 건강하게 평온하게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2. 지금의 문제는 폐점된 쇼핑몰의 관리비 연체 문제이다.

3. 소송비는 피고들이 분배할 것이니 100만원으로 잡고, 연체 관리비는 40만원 미만이다. 140만원이면 이 뫼비우스의 띠에서 벗어날 수 있다.

4. 물론 매달 관리비 약 9,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5. 4번은 판결이 나면 기정사실이 된다.

6. 관리비는 분양면적이 아니라 공용면적에 대한 부과여야 합리적이다. 폐점했기 때문이다.

 

A씨는 관리소장에게 전화를 했다. 여직원이 받았다. 관리소장을 바꿔달라고 했더니 누구냐, 무슨 일로 그러냐 꼬치꼬치 캐물었다. 쇼핑몰의 구분 소유주이며, 오늘 변론기일에 출석했다가 법무대리인을 만났고, 관리소장과 통화를 해보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더라고 했다. 그랬더니 관리소장을 바꾸어 주었다.

 

A씨는 소장을 받은 시점, 내용증명의 미수령, 관리비 납부 고지서 받은 시점을 고려하여 관리비를 다시 책정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주소 불명으로 우편물이 되돌아온 것이고, 원고측은 송부한 것이 확실하니 불가하다고 했다.

 

A씨는 전기세 분담 관련 계산 오류를 지적했다. 관리소장은 총 전기사용량 대비 n으로 분담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어느 매장이 별도로 전기세를 내고 있어서, 그 매장을 제외하고 n으로 나누다 보니 더 많이 책정되었다고 한다.

 

A씨는 분양면적이 아니라 공용면적에 대한 부과를 해달라고 요구를 했다. 이 사안은 변호사가 확인한 사항이므로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A씨는 아무런 소득이 없이 매달 청구되는 관리비를 꼬박꼬박 내야 할 처지임을 실감했다. 연체료 포함 몇 년치 미납금도 포함해서 말이다.

 

A씨는 그것만 납부하면 소송취하가 되냐고 했다. 2~3일 안에 변호사가 소송취하문을 법원에 보내면, 법원에서 소송취하통지서를 보낸다고 한다.

 

A씨는 소송비용은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았다. 소송취하가 되면 소송비는 내지 않는다고 한다. 오~~ 그 말을 듣고서야 A씨는 희열을 느꼈다.

 

A씨는 관리소장의 말을 반 정도만 납득했다. 그러나 전화를 끊자마자 청구된 관리비를 모두 입금시켰다. 과연 3일 만에 위의 ‘소일부취하서’를 받을 수 있었다. 왠지 기분 나쁜 법원의 등기를 수령해야 하는 일, 법정에 출두하는 일, 뫼비우스 띠와 같은 소송 과정 등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편함에 관리비 납부고지서가 꽂혀 있으면 정말 기분이 나빴다. 사기 집단이 협잡하여 돈을 갈취한다는 의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돈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평화가 더 중요하며, 그것을 얼마 안 되는 돈을 납부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자 흔쾌히 고지서를 꺼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돈에 관한 명언들이 떠오른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도 아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쉽다!’ 사주명리학의 이론에 따르면 돈이 재성(財星)이라면, 문서는 인성(印星)이다. 재성이 인성을 극(剋)한다. 돈으로 문서의 문제, 소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렸다!